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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사진, 추억

추억을 남기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단연 ‘사진'일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항상 여행을 가면 끊임없는 셔터소리와 함께 카메라로 한 순간 한 순간을 추억으로 담는다. 또한, 요즘은 여행뿐만 아니라, 가족끼리의 사진이나 친구들끼리 우정사진도 많이 찍는다. 가장 예쁜 옷을 입고, 가장 좋은 날에 우리의 가장 예쁜 모습을 남긴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사진관이 많이 생겨난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다소 일반적이지 않고 특이한 사진관 말이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들의 모습을 조금 더 특별하게 남길 수 있는 사진관 몇 군데를 소개해보려 한다.

첫 번째로, 등대사진관이다. 습판사진이라는 사소한 기법으로 촬영을 하는데, 이것은 19세기 사진술로 현재에는 철판에다 감광액을 바른 뒤 용액이 마르기 전 촬영해 현상한 사진이다. 필름으로 촬영한 시대 이전에 사용한 기법이며, 이는 자연스레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한다. 어쩌면 습판사진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거쳐야 할 일도 많지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디지털 시대와는 다르게 사소한 표정이나 세월을 보여주는 주름 등을 자연스럽게 담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지금 나오는 카메라처럼 밝고 깨끗한 느낌은 아니지만, 깊은 느낌이 드는 사진을 만나볼 수 있는 사진관이다.

다음은 물나무 사진관이다. 물나무 사진관도 등대사진관 같이 아날로그 감성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다. 흑백 즉석사진을 찍어주는 곳으로, 필름을 사용한다. 지금 생산이 중단된 FUJI사의 FP-3000B 폴라로이드 필름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이 곳의 또다른 특별한 점은 의자에 정자세로 가만히 앉아 억지웃음을 지으며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라, 사진사의 철학인 자연스러운 ‘순간’을 찍는다. 그래서 사진 안의 ‘나'가 아니라 ‘나'의 주변에 있던 환경들도 고스란히 사진에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사실 20세기에는 필름이나 사진을 찍기 위한 과정이 너무 복잡해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물건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옛날의 감성을 가지고 사진을 찍는 게 열풍이 부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자신의 모습을 조금 더 특별하게 남기려는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또 뭔가 특별하면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되는 사람의 심리가 작용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오늘날 사람들이 사진관을 가는 이유는 공적인 이유가 가장 많다.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 여권에 쓰일 사진을 찍는 일 등이다. 하지만 그때의 행복한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사진이나, 딱 그 시기에만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며 그 모습을 남기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람들 중에서는 굳이 디지털까지 발전을 했는데 다시 아날로그 세대로 돌아가야 하냐는 태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종종 있을 수 있다.. 그런 경우의 사람들은 자신의 모습을 조금 더 나아보이게 보정이나 채도나 명도를 조절해 최고의 사진을 만들길 원하는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시현하다'라는 사진관을 추천한다. 이 사진관은 아이돌 콘서트 티켓팅 현장을 방불케 하는 엄청난 인기를 자랑한다. 그럼 이 인기를 불러일으킨 ‘시현하다'만의 매력은 무엇일까? 이 사진관의 매력은 사진관의 분위기에 사람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분위기에 맞춰 사진관이 변한다는 것이다. 사진을 남길 때 사람 한 명, 한 명을 분석하여 남겨주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닐텐데 여기는 이 곳의 특징인 만큼 자신의 손님 누구도 허투루 찍어주지 않아 지금까지도 실망하는 사람들보다는 예약하고 칭찬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 명의 사진을 남긴다는 건, 그리고 그 사진은 그 사람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묻어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만큼 사람들은 조금 더 특별하고, 조금 더 행복하게 사진을 찍을 방법을 찾고자 ‘특별한’ 사진관을 찾는다. 20세기 아날로그 감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흑백사진관이나 디지털 사진관 중 자연스럽게 예쁜 사진을 찍는 곳을 찾곤 한다. 지금 서 있는 때가 추억으로 남기기 가장 적합한 때라고 생각하고 위의 사진관 중 하나, 아니면 자신의 집 반경에서 가까운 특별한 사진관의 문을 두드려 보는 게 어떨까. 아마 찍고 난 후의 결과물을 보면 세상에서 가장 예쁜 사람이 앉아서 웃고 있을 것이다. 때문에 고민하지 말고 시간이 나면 꼭 가장 예쁜 순간의 자신을 근처 사진관에서 기록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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