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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10월하면 떠오르는 ‘그것’ - 할로윈 편


겨울이 피기 바로 전인 10월의 끝자락에는 미국에서부터 전해져 온 할로윈이 있다. 이 날은 남녀노소 상관없이 모두가 귀신, 혹은 좀비로 분장해 거리를 활보하는데, 그 모습이 매우 이색적이면서도 흥미롭다. 그렇다면 이 ‘할로윈’ 문화는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할로윈은 원래 기원전 500년경 아일랜드 켈트족의 풍습인 '삼하인(Samhain)' 축제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본디 켈트족은 11월 1일이 그들의 새해였는데, 그들은 사람이 죽어서도 영혼은 1년동안 다른 이의 몸속에서 살다가 사후 세계로 간다고 믿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켈트족에게 있어서 10월 31일, 한 해의 끝자락은 매우 중요한 날이었고, 이 날을 바로 죽은 자들이 앞으로 1년 동안 자신이 기거할 상대를 선택하는 날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자신의 몸 속에 죽은 자의 영혼이 들어오는 것을 막고자 기괴하거나 무서운 분장을 하였다고 하는데, 바로 이것이 오늘날 할로윈 분장의 시초인 셈이다.

종종 미국의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어린 아이들이 ‘Trick or Treat’ 라는 표현을 하는 걸 볼 수 있다. 이는 ‘과자를 주지않으면 장난을 치겠다' 라는 귀여운 포부이면서도 심심한 귀신들이 사람에게 치는 장난에 빗대어 나온 말이라고 한다. 주로 아이들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사탕을 받는데, 그럴 때마다 집안에 있던 어른들은 준비해둔 사탕 또는 초콜릿을 아이들이 직접 만들거나 사온 바구니에 넣어준다. 주로 바구니는 잭오랜턴 (Jack o Lantern) 이라고 불리우며 이는 빛나는 호박귀신처럼 생겨 그 모습과 함께 전해져오는 이야기가 있다.

잭오랜턴은 할로윈 데이와는 다르게 아일랜드의 전설에서부터 유래되어 왔는데, 그 이야기가 꽤나 오싹하면서도 재미있다. 다음은 전설의 짧은 요약본이다:

인색한 사람 잭이 있었다. 하루는 잭이 함께 술이나 한 잔 하자고 악마를 초대했다. 그렇지만 인색한 잭은 악마를 위해 술값을 낼 생각이라곤 털끝만큼도 없었다. 잭은 악마를 꼬드겼다. 악마가 동전으로 변신한다면, 그 동전으로 술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리하여 악마가 동전으로 변신하자, 잭은 그 동전을 집어서 자기 주머니에 넣었다. 그 주머니에는 은 십자가가 들어 있었다. 십자가 때문에 악마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가 없었다. 잭은 악마에게서 두 가지 다짐을 받아내고서야 악마를 풀어 주었다. 그 다짐은 앞으로 1년 동안 잭을 괴롭히지 않겠다는 것과 잭이 죽은 다음에 잭의 영혼에게 해코지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1년 뒤, 잭은 또 다시 악마를 꾀어서 나무에 올라가 열매 하나를 따오게 했다. 그러고는 악마가 나무에 올라간 틈을 타서 나무 둥치에 십자가를 새겼다. 그래서 악마는 앞으로 10년 동안 잭을 괴롭히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 다음에야 겨우 나무에서 내려올 수 있었다. 얼마 후 잭이 죽었다. 하느님은 그런 고약한 사람이 천당에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다. 악마 또한 잭의 속임수에 속아 넘어가서 잭의 영혼에게 해코지를 하지 않겠노라고 약속한 것에 화가 나서 잭이 지옥에 들어오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 대신에 늘 깜깜한 곳으로 내쫓았다. 그래도 불붙은 석탄을 주어 길을 밝힐 수 있게는 해 주었다. 잭은 순무를 파내고 그 안에 불붙은 석탄을 집어넣어 등을 만들어서는 손에 들고 세상을 떠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 때부터 마지막 심판의 날까지 등을 들고 떠돌아다닐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아일랜드에서는 이 유령 같은 잭의 등을 ‘잭-오-랜턴’(등을 든 잭이라는 뜻)이라 불렀다.

할로윈은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온 문화인 만큼 이색적이면서도 기존의 기념일들과는 다른 느낌을 지니고 있어 한국인들에게 더욱 사랑받는 기념일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 10월 31일의 이태원에서는 마치 미국의 할로윈을 연상시키는 것 마냥 많은 사람들이 특수분장부터 만화캐릭터까지 거리를 활보하며 다니는 특별한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 날을 위해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카더라가 돌 정도이다. 10월의 마지막을 특별하게 보내기 위해 주위 친구들과 함께 ‘Trick or Treat’ 을 외치며 돌아다녀 보는 것은 어떨까.

기자 박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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